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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스파게티 웨스턴처럼, <농아검(Deaf and Mute Heroine)>의 비도덕적 방랑자

리차드 제임스 해비스(Richard James Havis)

2020524

 

 

1971년 홍콩무술영화 <농아검(聾啞劍, Deaf and Mute Heroine)>은 독특한 검극장르 작품으로 컬트 클래식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농아검>은 우마(Wu Ma) 감독의 후기작으로, 터프하며 독립적인 마인드의 히로인이 특징이다.

 

헬렌 마(Helen Ma Hoi-lun)가 연기하였으며, 히로인은 두 갱들과 복수심에 불타는 검객을 상대하며 진주 더미를 차지하려한다. 제목이 무디게 전하듯, 우리의 히로인은 농아에 벙어리인 검객이다. 그녀는 싸울 때 거울 달린 손목 밴드를 통해 후방에서 일어나는 일을 본다.

 

영화가 홍콩 스튜디오 시스템 밖에서 촬영되었기에, <농아검>의 생산 생산가치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해당영화의 캐릭터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장르의 일반적인 유형에서 벗어나있고, 액션 씬은 에너지와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비록 플롯은 편리한 수준에 캐릭터 전개는 다소 뻔하며, 이 영화가 초점을 둔 검투 장면은 자주 나오는데다 지나치게 길기까지 하지만 말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세르지오 레오네가 나오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영향을 받아, 영화의 주인공은 이름도 과거도 알려지지 않은 비도덕적 방랑자이다. 이야기는 그녀가 도적들을 학살하고 큰 진주 더미를 챙기는 걸로 시작한다. 그녀는 약탈물을 가지고 여관에 숨는데, 잔혹한 여대장 리우가 이끄는 또 다른 도적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리우는 셸리 후앙Shirley Wong Sa-lee이 맡았다.) 무수한 싸움 씬 중, 리우는 침을 날려 히로인을 중독시키는데, 어느 상냥한 염색업자가 그녀를 구한 뒤 간호해준다. (당칭Tang Ching이 염색업자 역을 맡았다. 그는 우마가 감독한 <노검광도(Wrath of the Sword)>에서 영웅 역으로 데뷔했다.)

 

영화의 가장 기대되지 않는 전개 중 하나로, 그녀는 염색업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히로인은 손목거울밴드를 내팽개치고는 조용한 가정생활을 꾸려나가기로 한다. 허나 불운하게도 염색업자와 그의 동료는 우연히 리우에게 히로인을 배신하게 되고, 리우의 도적단은 그녀를 찾으러 온다. 설상가상으로 옛날 그녀에게 패배했던 적(융 웨이 역, Yeung Wai)까지 복수를 위해 돌아온다.

 

푸근한 인상의 우마 감독은 2014년에 죽기 전까지 대개 연기자로 인식되었다. 그는 1960년대 초 쇼브라더스에서 연기를 익힌 후 약 30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서극의 <천녀유혼>에서 귀신 잡는 도사 역을 맡아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

 

허나 우마는 감독으로써 51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1970년대에는 무협과 쿵푸 영화를 제작했고, 1980년대에는 <귀타귀2(The Dead and the Deadly)>와 같은 심령 코미디로 큰 히트를 쳤다 (우마는 자기가 만든 영화에 스스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농아검>에서는 리우의 호위 역으로 나오기도 했다.)

 

우마는 영화감독을 맡기 전에, 장철의 영화 중 다섯 편에서 조감독으로 일하기도 했다. 비록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우마의 영화에는 장철의 영향이 명백히 드러난다. 특히 피 뿜어져 나오는 피투성이 검투장면과 일대 다 검투 시퀀스는 장철을 닮은 편이다.

 

그러나 우마의 데뷔작 <노검광도>에서 두 여성 검객이 나오는 것에서 볼 수 있듯, 그는 여성검객에 집중했으며 이 점에서 호금전의 영향이 더 짙어 보이기도 한다. 홍콩국제영화제의 수석 감독이자 무술영화의 전문가인 로저 가르시아(Roger Garcia)의 의견이다.

 

우마는 장철과 함께 일하며 무협영화의 핵심을 잡았다.” 그라시아는 말한다. “그러나 우마의 작업에는 장철 영화에 대한 반응이랄 무언가가 있다. 장철 영화에는 여성이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내 생각에 우마는 호금보의 탁월한 작품 <대취협>에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대취협>은 정 페이페이를 독립적인 마인드의 여주인공 금연자로 그려냈다.)”

 

오우삼이 그렇듯 우마 또한 장철에게서 이어진 특징이 하나 있는데, 도덕적으로 모호하다는 점이다.” 가르시아는 덧붙인다. “착한 사내 또한 발톱이 있고, 나쁜 사내 또한 장점이 있다. <농아검>에서 헬렌 마는 착한 여인이 아니라, 그녀는 강도 같은 무언가이고, 심지어 청부살인업자일 가능성이 있다.“

 

우마의 히로인은 장철이 시도해왔던 왕위 캐릭터의 여성 버전으로 보인다. “당시 무술영화계에는 걸출한 여배우 셋이 있었는데, 정 페이페이, 마오잉, 그리고 서풍이다.” 가르시아는 덧붙였다. “그들은 보통 남성 캐릭터의 상대역을 연기했지만, <농아검>은 여주인공의 관점으로 진행된다. 그녀는 장철 남성 캐릭터의 여성 개정판이다.”

 

비록 사이먼 수(Simon Chui Yee-ang)와 추이 청(Chui Chung-hok)에 의해 안무 감독된 무술 씬은 딱히 새로운 점이 없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상상력까지 부족한 건 아니었다. 염색 작업장에서의 검투 씬은 염색장치를 영리하게 사용하였고, 약간의 염료로 적 검객의 반사하는 칼날을 무디게 하는 장면도 있다.

 

스토리라인이 그렇듯, 가르시아는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점으로 영화가 여성 주인공을 서사의 중심에 두는 방식을 짚었다. 영화는 히로인 캐릭터의 이중적 본성을 비추는데, 그녀는 강인하면서도 결연한 액션 히로인이자 강인한 아내로 나온다. “여주인공과 함께하는 그 남자는 의지가 박약하고 어리석다. 그리고 그런 타입의 남성캐릭터는 당시 무술영화에서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다. 이 영화는 남성 캐릭터도 여성 캐릭터도 장르의 전형을 따르지 않는다.” 가르시아의 말이다.

 

원문: Like spaghetti Westerns starring Clint Eastwood, an amoral drifter leads cast of Deaf and Mute Heroine

(https://www.scmp.com/lifestyle/entertainment/article/3085457/spaghetti-westerns-starring-clint-eastwood-amoral-dri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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