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문장 전략(2)

텍스트릿 2018.05.07 14:02 조회 수 : 635

<웹소설 문장전략(2)>

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 5

 

*독자들은 읽지 않는다*

 

독자들은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읽지 않는다. 연재를 해 보면 자주 느낄 것이다. 이 사람들 글을 제대로 읽기는 한 것일까 싶은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알겠지만 뉴스조차도 휘리릭 넘겨, 눈에 띄는 단어가 나올 때까지 턱턱턱 터치하다가 읽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글을 읽지 않을까?

 

 

-첫 번째. 일단 읽을 여력이 없다. 

 

작가 입장에서는 대충 읽는 사람들이 야속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해한다. 나도 회사 다니면서 책 읽기가 너무 힘들었으니까. 단어는 어떻게든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웹소설에서 쉬운 단어와 명료한 문장을 쓰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이런 사회적인 맥락과 함께한다. 소재가 이 시대의 욕망-피로와 고통을 대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달 방법 역시 이 시대의 필요로 인해 결정된다. 

 

글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집중력과 여유 시간을 필요로 하고, 이것은 학생 직장인 가릴 것 없이 평범한 현대인들에게 사치 품목이다. 한국에서 독서 인구를 늘리려면 정시 퇴근과 주 4일제 노동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그림_1.jpg

 

 

-두 번째. 주로 접하는 스토리텔링 구조가 변했다.

 

개인 디바이스를 통해 텍스트는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읽는 이에게 직접적 연관이 있고 영향을 주는 뉴스 기사나 사람 간의 대화와 달리, 소설은 문어이고 기본적으로 가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성향과 입장이 다르다.

 

자기계발서라면 그대로 따를 수는 없어도 동기부여는 될 것이다. 그런데 지어낸 이야기인 소설이 무슨 동기부여가 된단 말인가? 대부분에게 소설이란 학생 시절 나를 괴롭히던 국어 문제의 지문 중 하나일 뿐이다. 이런 경험이 실제 독서율을 떨어뜨린다. 글 읽기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데 무슨 소설을 더 읽겠는가. 사람들은 소설의 즐거움을 모른 채로 자란다.

 

 

-세 번째.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웹소설은 모바일 위주로 편재되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모바일을 통해서 주로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또는 잠들기 전에 잠깐 보는 소설이라고. 

 

‘모바일’은 일단 이동성을 상정한다. 출퇴근 대중교통에서는 휴대폰을 제대로 붙들고 있기도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내려야 할 역을 체크해야 하고 읽는 도중에 친구에게 카톡이 온다. 답장해야 한다. 게임 AP 다 찼다고 알림 온다. 소설은 도망가지 않으니 게임부터 해야 한다.

 

약속 장소로 이동해 기다리며 읽는 경우라면? 그나마 조금 여유 있겠으나 약속 상대가 오면 바로 꺼야 한다. 잠자기 전에 읽는다면 조금 더 여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자기 전에 짬이 나서’ 읽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마니아인가 아닌가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대중에게 소설은 ‘짬이 나면 읽는 것’이다.

 

그림_2.jpg

 

 

-네 번째. 독자들은 문장이 아니라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한다.

 

장르소설은 플롯,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소모한다. 사람들은 문장을 보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본다. 

 

독자들은 지문을 많은 경우 흘려보며 대화만을 체크한다. 이것은 대화가 눈에 띄기 때문이며 지문에 비해 보기 편하기 때문이다. 많은 독자들은 지문은 쓸모없는 정보, 대화는 쓸모 있는 정보라고 인식한다. 

 

지문을 줄이거나 없애라는 소리가 아니다. 그냥 케이크 위의 딸기만 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고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그 딸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지문 없는 소설을 쓸 셈인가? 그러면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을지 몰라서’ 읽기를 그만둘 것이다. 읽기의 효율을 따지는 사람들도 설명이 필요할 때는 지문을 본다.

 

웹소설 작가에게는 좋은 전달을 위한 엄밀한 단어 선택을 고민하는 것보다 좋은 전달을 위한 좋은 플롯을 뽑아내는 게 중요하다. ‘문장은 간단하게, 쓸모없는 수식은 적게, 전개는 빠르게’라고 말했는데, 이 말인즉 웹소설은 플롯 소모가 극심하다는 소리다. 일반 소설에서 한 장면으로 한 페이지를 쓸 때 웹소설은 한 페이지에 다섯 장면을 넣어야 한다. 

 

 

+

 

텍스트릿 필진 김휘빈 의 글입니다. 허락을 받아 브런치에 연재되었던 웹소설 작가 서바이벌 가이드 내용을 옮겨옵니다.

출처 : https://brunch.co.kr/@whuibi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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