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도박필승론

홍유진 2018.06.29 21:31 조회 수 : 178


1.인생 한방으로 모자람
 이제 로또말고는 답이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실 모두들 로또도 답이 아님을 알고 있을 게다. 예전에야 복권으로 집도 사고 결혼도 하고 했다지만 지금에 와서는 몇 달 이월된 상금 독식이라도 하지 않는 한 못할 일이다. 1억이나 2억으로 책임지기에 우리 인생은 너무나 길고 또 잡다하다. 취직도 못하거나 해도 곧 짤리거나하는 청춘에 빚이라도 불어나기 시작하면 로또 한두 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게 된다.

 이쯤 되면 의심해볼만하다. 세상이 어디 아픈 거 아닌가. 어디 병원 가서 주사도 맞고 환부도 수술하고 약도 타먹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사방을 둘러봐도 비명소리만 들리고 앞으로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없는데 이 모든 고통이 엄살이라며 모든 비판을 셧다운시키는 것만큼 어리석고 치졸한 짓도 없다. 우리는 보다 더 진지하게 우리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는 목돈을 만지기 위해서는 사업이 잘되거나 집값이 엄청 뛰거나 이 두 가지 경우의 수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이루기 위한 진입장벽은 점점 높아져만 간다. 부모에게 상속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 진입장벽을 뚫기 위해서는 결국 첫 문단으로 돌아가게 된다. 로또가 되던가. 정 아니면 주식이 대박을 치거나. 어찌됐든 도박의 영역에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문에서는 이 도박이라는 지점에 주목하여 일본의 도박만화들을 중점으로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에 대해 야매로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도박만화의 주인공들은 납치도 되고 손가락도 잘려보며 돈이란 무엇인지 몸으로 증명해주신다. 노력이나 우정 또는 승리라는 겉치레 없이 돈 때문에 구르고 망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는 것은 (최소한 일본만화라는 틀 안에서는) 도박만화 또는 사채만화정도 뿐일 것이다. 인용할 작품으로는 자의적 기준으로 [도박마 거짓말사냥꾼]과 [라이어 게임] 그리고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골랐다.



2.존나 짱쎈 바쿠님 되기-[도박마 거짓말사냥꾼]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일본에는 정재계의 법과 이해관계를 초월한 도박중재집단인 '카케로'라는 단체가 있으며 주인공들은 이 단체의 회원들과 도박을 통한 승부로 자금과 권력을 모아 '카케로'라는 단체의 정상에 서려고 한다는 것. 카케로의 회원들은 격투가들로 구성된 입회인의 관리 하에 도둑잡기에서 건물 탈출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도박으로 암투를 벌인다.

 이야기의 시작을 담당하는 주인공 카지는 특출날 것 없는 범부지만 착한 마음씨를 갖고 있으며 흑막을 담당하는 주인공 바쿠는 이전 카케로 단체의 회원이었으며 천재 도박사로 유명세를 떨쳤다. 바쿠는 예전 카케로의 두령과 한판 승부를 벌여 조직의 맨 위에 일보직전까지 가닿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하들의 배반으로 두령사냥은 실패했고 두령에게 목숨을 저당 잡힌 인생이 되고 말았으나 카지같은 선량한 동료를 얻어 다른 카케로 회원들과의 도박에서 승리해 다시 정점을 노린다는 것으로 스토리의 중심축이다.

 만화에서 벌어지는 대다수의 도박은 사기도박이다. 어느 한쪽에게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짜여진 것이다. 물론 주인공들은 불리한 입장에 서서 불공정한 룰을 뛰어넘기 위해 온갖 짱구를 굴리는 입장이고 말이다.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 간단한 수준에서만 언급하자면, 이 사기극은 표면적으로는 공정해 보인다. 하지만 카케로의 회원들은 (꽤나 많은 경우가) 다양한 첨단기계장치를 사용해 신호를 주고받거나 패를 훔쳐보는 방식으로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한다.


 주인공들이 이 구조를 분쇄하는 방법은 바로 상대방의 꼼수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승부를 방해하는 기계를 눈치 채지 못한 척을 하면서 혹은 그 기계를 부숴 신호가 잘못 전달되도록 비틀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 만화의 제목 그대로 악당의 거짓말을 사냥해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는 것이 [도박마 거짓말사냥꾼]의 방법론이다. 악당은 승리를 위해 거짓말을 하지만 거짓말을 할수록 자신의 목을 죄는 딜레마를 겪게 된다.

 하지만 이 전법이 일반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방식이냐,라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거짓말사냥꾼 바쿠처럼 머리도 똑똑하고 애드립 연기에다 성대모사까지 잘해서 상대방의 거짓말을 아니 온 세상이 나에게 하는 거짓말을 파악하고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뒤트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모든 사람이 똑똑한 세상은 불가능하다. 뭐 어처구니없는 사기를 당하지 않을 정도의 똑똑함, 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한 오백년 정도 핵전쟁 없이 지나가면 생겨나지 않을까? 그런데 오백년 뒤에 있을까말까 한 세상을 답안이라 대답하는 사람은 오백년 뒤에는 없어야 될 사람일 게다. 그러니 [도박마 거짓말사냥꾼]의 방법론은 일단 기각으로 하자.



3.일단 삥 뜯고 보는 나오님 되기-[라이어 게임] 역시 [도박마 거짓말사냥꾼]과 비슷한 구도를 가진다. 도박을 관리하는 단체가 있고 주인공은 다양한 플레이어를 만나 승부를 겨룬다. 주 내용은 이렇다. 거짓말의 천재를 찾는다는 라이어 게임의 사무국은 무직위로 게임에 참가할 대상자를 지목하여 도박을 강요한다. 1억씩 나누어준 뒤 1:1로 기한 내에 누가 더 많이 상대방의 돈을 빼앗느냐 혹은 소수결 투표를 진행해 더 적은 무리에 속한 사람이 승리하는 일종의 ox게임을 진행하거나 기기묘묘한 게임이 주를 이룬다.

 두 작품은 인물의 구도 역시 비슷하다. 대학생인 나오는 우연히 참가하게 된 라이어 게임에서 큰 빚을 지게 될 위기에 처하고 희대의 사기꾼인 아카야마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아카야마는 이 황당한 의뢰를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나오라는 인물이 가진 선량한 성격에 이끌려 라이어 게임 사무국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체가 내거는 도박판에 끼어들어 무고한 피해자들이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하게 막으려 한다.

 공통점을 비교해보았으니 차이점을 정리해볼 차례다. [도박마 거짓말사냥꾼]의 도박단체인 '카케로'는 어디까지나 도박에 입회인일 뿐 게임의 룰을 지켜주고 승자에게 그 대가가 제대로 전해지도록 돕는 이상은 하지 않는다. 더욱이 들키지 않는 사기는 사기가 아니라며 어떤 꼼수를 쓰는 측이 있을지라도 상대방이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침묵해 플레이어 간의 1:1 대결임을 강조한다. 반면 [라이어 게임]의 단체 '라이어 게임 사무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플레이어를 모으며 그들이 참가할 라이어 게임의 룰을 만들어낸다. 더욱이 그들은 라이어 게임의 패자에게 철저한 징수를 통해 돈을 버는 이득집단이기까지 하다.

 라이어 게임은 기본적으로 제로썸 구조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게임 시작 당시 라이어 게임 사무국에서 플레이어에게 게임자금으로 나누어준 재화는 한정되어있고 승자는 패자가 잃은 만큼 가진다. 단 예외가 있다면 승자가 더 이상 이 게임에 계속 참가를 하지 않기 위해 라이어 게임 사무국에 딴 돈의 절반을 바치는 것이다. 그러니 엄밀히 말하자면 이 게임은 제로썸으로 보이지만 제로썸이 아니다. 패자는 100을 잃으면 승자는 50을 얻고 게임을 포기하면 사무국은 50의 중개료를 받는다. 그저 게임을 주최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빚을 떠넘기고 회수할 자격을 얻었다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주인공들이 이 제로썸 게임의 해답으로 제시하는 것은 '아무도 이득을 보지 않는 것'이다. 제로썸이니 당연하다. 누군가가 누군가의 재화를 빼앗지만 않으면 양자 모두 다 아무 피해 없이 게임을 끝낼 수 있다. 물론 주인공과 맞붙는 상대방이 이 논리에 순순히 따라줄리 없으니 주인공들은 아예 승자가 되어서 패자에게 빼앗은 돈을 모두 패자에게 넘겨준다. 너와 내가 적이 아닌 시스템을 관리하고 금융의 유통을 독점한 사무국이 적이라는 셈이다. 신기하게도 이 몹쓸 구조를 만든 라이어 게임 사무국은 주인공들의 반달행위에 침묵하니 작가는 내심 사무국이 이런 정직하고 착한 인간을 기대하고 게임을 주최했다는 복선을 깔아놓은 것인지도 모른다.

 [라이어 게임]은 [도박마 거짓말사냥꾼]보다는 개인의 악습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현실반영적이라 할 수 있으나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속편한 이야기를 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모두가 정직해지면 된다. 그게 더 이득이다. 그러면 모두가 살 수 있다."를 주장하면서 주인공들은 결국 "그렇게 정직해지지 못하는 당신들에게 우리가 거짓말을 해서 돈을 돌려주겠다."를 실천한다. 과격하게 말하자면 독재자의 마인드에 가깝다. 모두가 똑똑한 세상을 기대하는 헛똑똑이만큼 모두가 착한 세상을 만든다는 악한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느냐도 고민할 문제다. 결국 [라이어 게임]의 답안도 기각으로 놓아야겠다.



3.만능호구 카이지놈 되기-마지막으로 다룰 작품은 도박만화의 대표격인 [도박묵시록 카이지]다. 이 만화는 프리타 생활을 반복하던 젊은이 이토 카이지가 사기로 빚을 지고 '제애 그룹'이라는 재벌이 주최한 빚 변제 도박에 참가하면서 시작한다. 연재기간이 긴만큼 그 이후의 행보도 다양한데 신체 몇 군데를 자르거나 잘려보기도 하고 말 그대로 광산에 끌려가(정확히는 지하노역장) 불법적인 감금도 당해보고 위의 두 작품과는 고생의 차원이 다르다.

 또한 카이지라는 인물은 바쿠나 아카야마와는 달리 천재적인 재능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유형도 아니고 카지나 나오처럼 한껏 선량하기만한 유형도 아니다. 급한 상황에서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만 평소에는 범상하게 찌질한 백수 한 마리다. 그러니 보다 꿈도 희망도 없고 한심한 인물이라 앞선 두 작품보다 감정이입이 더 잘 되고 현실성도 더 잘 느껴진다. 과연 명작이라고나 할까.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도박 유형은 다양하다. 빚을 진 자들 간에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이전투구가 벌어지기도 하고 목숨을 걸고 위험한 다리를 건너야 할 때도 있다. 악한 자본가들과 일 대 일로 불합리한 룰의 도박을 벌이기도 한다. 도박만화에서 주인공들이 처하곤 하는 불공정한 혹은 위태로운 상황 역시 다양하게 등장한다. 카이지가 생각해낸 꼼수가 자승자박이 되기도 하고 그냥 목숨이 위험하거나 상대방이 몰래 기계장치로 상황을 조작하거나 말이다. 

 이 작품이 재미난 것이 매번 나오는 도박의 유형이 달라지더라도 주인공 카이지는 일관되게 자신의 방식으로 상황을 타파한다는 것이다. 카이지의 무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가 룰을 만든다는 것이다. 카이지는 룰의 허점을 파고들거나 상대방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방식으로 룰을 재구성해냈을 때 그의 승리가 가장 빛을 발한다. 카이지가 참가하는 것으로 단체 가위바위보는 주식시장이 되고 파칭코는 기계를 다루는 게임이 아닌 건물 공사 스케일의 게임이 되며 상대방의 조작 주사위를 묵인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자작 주사위를 쓴다. 이제까지의 룰은 더 이상 룰이 아니게 된다.
 

 또 하나 남은 카이지의 무기는 바로 사람이다.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싸움은 대부분 압도적 존재와의 싸움이다. 그렇기에 그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카이지는 반드시 동료를 필요로 한다. 한정 가위바위보에서는 카드와 돈과 별을 모으기 위해 그랬고 지하 친치로에서는 자금을 모으기 위해 그랬다. 룰을 바꾸고 룰을 넘어서는 것에 대한 반발을 막기 위핸 억지력으로라도 사람이 필요하다. [라이어 게임]의 나오 역시 비슷한 인물이라 할 지 모르나 그 담대함의 크기는 다르다. 또한 [라이어 게임]과 달리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선의가 아닌 이해관계에서 동맹이 시작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카이지는 사람을 믿는다. 함께 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다. 그래도 끝에는 배신당한다. 사람이니까. 하지만 다음 이야기에서 또 다시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사람이니까.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구조의 문제를 다룬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 이야기의 구성에 구조의 문제가 내재되어있다. 룰을 룰이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룰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벗어나고 재구성되고 다시 허물 수 있는 그런 무언가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냐는 것 또 그 룰이 누구를 위하냐는 것이다. 그렇기에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사람의 문제 역시 다룬다. 사람은 영악하고 믿어서는 안 될 약한 존재지만 나 역시 그 약한 존재이기에 함께하지 않을 수 없는 무언가다. 그 끝에 성공이 있을지 실패가 있을지 모르더라도 우리에게 가능한 유일한 선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답은 비관적이면서도 긍정적이다. 이 결론을 기각까지는 야박하고 보류에 놓자.



4.수염 많은 아저씨 말로는-문제는 돈을 벌수록 가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남이 돈을 백만원 벌 때 당신이 십만원 벌다가 남이 돈을 천만원 벌고 당신이 십오만원을 벌게 되었다면 그건 당신의 생활이 나아진 것일까 아니면 더 나빠진 것일까? 편하게 말해 둘 다라고 보는 게 옳겠다. 식대나 옷값 또는 신형 핸드폰을 구입하기에는 여건이 나아졌지만 삶에 있어서 진짜 중요한 것들. 혹은 확연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접근성은 완전히 멀어졌으니까 말이다. 집이나 땅이나 간단한 사업에 투자할 역량은 완벽히 밀려버리지 않겠는가?

 당신의 삶을 하나의 도박으로 이해해보자. 그리고 저 위의 만화 주인공들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보자. 손가락 잘리고 등에다 인두로 숫자를 지질 일까지의 극단적인 상상은 말고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룰과 판세에 놓였다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지금 대를 잇는 도박을 하고 있는데 누구는 처음부터 판돈을 당신의 백배 천배에서 시작하고 있으면 당신이 이길 확률이 아니 오링되지 않을 확률이 얼만지 계산이 되어야 한다.
 


 무서운 것은 적당한 품성론과 인식으로 돈이 권력이고 힘이라는 것을 애써 무시하는 경우다. 물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존재했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3차산업이 발전할수록 돈으로 살 수 없는 영역은 좁아지고만 있으며 돈으로만 살 수 있는 영역은 넓어지고 있는 현실을 배재하고 품성을 논하는 것은 상냥한 자살행위 이상이하도 아니다. 탈세나 조세정책 변경에 대한 관대함들 보라. 기본적으로 우리는 제로썸 게임을 하고 있다. 누가 손해 보는 만큼 이득을 본다. 저 새끼가 돈을 덜 내면 내가 돈을 더 내야한다는 이야기다.

 위에 정리한 도박만화의 공통점은 그들이 하는 도박은 일종의 승부라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 현실을 봤을 때 이것을 잊는 경우가 혹은 무시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자본주의는 친선게임이 아니다. 바로 눈앞에 마주한 상대가 존재한다. 저 만화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도박에서 이기기 위해 운에 모든 것을 맡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로또 따위의 물건들 말이다. 룰의 틈을 찾아내거나 바꾸어내거나 그 이상의 무엇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그리고 이 실천을 이루어내기 위해 연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정의 이름이 아닌 계약의 이름으로 말이다.



5.글이 존나 긴데 아직도 할말이 남았음-내가 머리가 딸려서 많이 낡은 이론을 끌어왔다. 책 다시 들추지 않아 틀리게 끌어오기도 했을 거다. 하지만 이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지점이 저 이론의 정합성에 있지 않다는 것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룰은 룰이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 모두가 똑똑할 수도 모두가 착할 수도 없다는 것. 이 지점에서 나의 행복 더 나아가 나와 내 이웃의 행복한 삶에 대해 고민이 시작해야한다고. 존재하지 않는 정상성의 회복을 목표로 해서는, 그저 주어진 것 혹은 누가 이미 짜놓은 판에 순응하는 것은 무모하다 말하고 싶을 뿐이다.

 낡은 이론으로 토대를 쌓았지만 낡은 결론을 내리지는 않겠다. 이 시대에 혁명을 권장하는 거야 감히 내가 할 이야기는 아니니까. 누구는 역사를 통해 반론할 것이고 누구는 이론을 통해 반론할 것인데 나는 그 둘 다에 저 주장을 변호할 깜냥이 못된다. 그저 만화의 이야기를 빌어다 저 문제제기가 아직도 우리 시대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 조심스레 물어볼 뿐이다.

 어쨌든 문제는 존재한다고 보았기에 [도박마 거짓말사냥꾼]과 [라이어 게임] 그리고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답안에 대해서 정리했다. 위에서는 세 가지 답안 모두 현실적이지 않아 기각 혹은 보류에다 놓았다. 다만 결론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떠오르는 답안이 모두 현실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현실적이지 않을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 외에 다른 답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이전의 답안이 틀렸다고 다시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도 없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폼나는 인용으로 마무리하자. 노예는 두 번 찌른다.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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