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파 평

청아비 2020.01.02 18:14 조회 수 : 104

이 책 뒷면에서는 "미래 계급사회의 축소판, 우주크루즈 '오르카호' '오르카호 난파 사고'의 숨겨진 진상이 점차 밝혀지는데...' 인간성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SF만의 새로운 리얼리즘!

 

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어요.

 

그리고 알라딘에서의 주간 편집 회의 항목에서는 

 

'저급한' 기계인간이 아닌, 완벽한 인간만을 승무원으로 뽑은 초호화 우주크루즈 '오르카호'가 예기치 못한 운석 충돌로 난파되었다. 난파선에서 의사 '기파'가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지구에서는 기파 평전이 출간되어 그를 오르카호의 성자로 기념한다. 우주택배일을 하는 '충담'은 우연히 오르카호를 발견하고, 우주선 속 기파를 찾으면 상금으로 아픈 딸을 수술할 수 있기에 그의 기척을 간절히 뒤쫓는다. 그렇게 기파의 진실을 따르며 이야기가 질문을 던진다.

 

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죠.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책 뒷면에서부터 "오르카호의 성자 기파는 인간이 아니라 로봇임." 이라고 스포일러를 때리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딱히 알라딘에서 심한 암시를 준 게 아니라, 이 책 두 번째 챕터만 읽어도 이 책의 반전, "기파는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다."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사실 큰 스포일러도 아닙니다. 놀람이 없으니까요.

 

뭐 그렇다고 이 책이 나쁘거나 재미없는 소설인 건 아닙니다. 책 서평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고심해 다듬은 흔적이 역력한 탄탄하고 충실한 전개"가 있고요. "어느 하나 빠진 것 없이 균형감을 잘 찾은" 소설입니다. 잠깐, 그런데 "글은 기술이 아닌 인격으로 쓴다는 걸 보여준 따뜻한 작품."이라는 평가는 어떤가요? 그렇게 말하기엔 이 책은 기술>감동 으로 보이는데 말이에요. 일단 감동 포인트가 뻔하고...... 감탄이 나온다기보단 잘 만들어진 글이니 말이에요.

 

뭐랄까 작품 내의 모든 전개를 예상할 수 있었고 그게 들어맞다보니 문장이 좋아도 굉장히 심심하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글에서 놀라움, 경이로움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사람이라서 특히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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