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은 웹소설을 시작할 때 정해야하는 장르, 배경, 장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전부 독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조언으로 보인다.

웹소설에 대한 흔한 착각은 '대중소설'이란 건데, 웹소설은 대중소설이 아니다.

라이트노벨이 대중소설이 아닌 것처럼. 대중성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착각에 매몰되면 '재미있으면 뭐든지 괜찮겠지' 같은 생각으로 빠지게 된다. 라이트노벨이나 대여점 소설처럼 웹소설은 일종의 특정 플랫폼에 기반을 둔 창작 양식이다. 라이트노벨은 값싼 제지에 일러스트를 더해 독자 유입을 요긴하게 했고, 대여점 소설은 호황 당시 전국 2만개에 이르는 대여점을 통해 권당 몇 백원 대여의 값싼 시장을 제공을 했고, 웹소설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값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정책에 기조를 두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특정한 장르들이 잘 맞아떨어졌고 웹소설은 이러한 특정한 장르소설들이 메인 장르로 자리잡았다. 그러니 현재 웹소설 독자층은 재미만 있다면 무엇이든 읽는 사람이 아니라 특정한 장르를 '찾아 읽는' 대단히 능동적이고 마니악한 이들이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라이트노벨이 그러했듯이, 이러한 장르들은 특정한 플랫폼 양식에 걸맞는 변천을 거쳤고 이 변화가 위 영상에서 말하는 '배경'과 '장치'에 잘 녹아있다.

배경의 경우에는 작품의 1~3화 분량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생각하는데 큰 훅이 없어도 독자들이 부담없이 클릭해서 읽어볼 수 있는 분량이기 때문에 2화 많아도 3화 까지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무엇인지 드러내야한다. 그리고 그 상황이라는 것은 흔히 말하는 '웹소적'이어야 한다. 이 웹소적이라는 말은 장르마다 차이가 있지만 1. 주로 주인공이 공감할 수 있는 낮은 위치에서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힘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거나 2. 이미 강한 힘을 가진 주인공이 적대적인 환경을 어떤식으로 헤쳐나갈지에 대한 기대를 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나는 웹소설의 많은 작품들이 '현대 판타지'로 불리는 장르에 속한다는 게 적절하다고 보는데, 톨킨이 말했던 장르 판타지가 가지는 유카타스트로프, 희망적인 결말로 나아가기 위한 희망적 시작이라는 양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위 영상에서 말하는 배경 또한 웹소설이 다른 무언가가 아니라 현대 판타지이게 만드는 장르소인 셈이다.

세 번째 '장치' 또한 그렇다. 아마도 '플롯장치'를 가리킬텐데 흔히 말하는 회빙환, 회귀 빙의 환생은 독자들에게 이것이 장르소설이며 정확히는 장르 판타지이고 덧붙여 이 이야기는 주인공의 주도로 실패없이 성공할 것이라는 근거를 제공한다. 달리말하면 독자에게 별안간의 장르 전환이 없을 거라는 확약, 신뢰를 얻기 위한 플롯장치인 것이다. 회귀 빙의 환생은 달리 말해 선정보 같은 말로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 꼭 회빙환이 아니더라도 읽고 있던 책으로 플레이하고 있던 게임으로 들어가는 것도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얻는 셈이니 다르지 않다. 상태창의 경우에는 쓰게 되는 다른 이유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현대 판타지라는 가장 강력한 빌미를 제공하므로 독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으며, 성좌, 성좌와의 대화 또한 각각 현대 판타지가 가장 잘 쓰고 있는 플롯장치들이다.

리얼리즘 소설을 배울 때 개연성에 목숨을 걸어라 같은 말들을 하는데 웹소설도 개연성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장르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웹소설은 신뢰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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