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학교 여기저기에서 마치 그곳이 둘만 존재하는 아름다운 폐허라도 되는양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미소지었다. 쓰보미는 절대 베니코 앞에서 나대는 일 없이 언제나 무릎을 꿇고 있거나 약간 떨어져 앉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모습이야말로 소녀들이 꿈꾸는 베니코와의 우정 그자체였다.(강조는 필자에 의함)

먼저, 주인공 두 사람이, 미인이면서 멋있고 분명한 성격의 슈퍼우먼 타입과 그야말로 소녀소녀하고 천진난만한 타입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 그것의 이미지를 따서 편의상 “진홍의 장미와 사탕과자”라고 칭하자.

다음으로, 이 두 사람 — 특히 장미 쪽이 가정적으로 불행하게 설정되어 있는 것. 사탕과자도 반드시 그렇지는 않으나, 이쪽도 어느 정도 불행하게 설정되어, 아무래도 장미 쪽에 경도되는 것은 가정적인 불행의 비율에 비례하는 것 같다.

(중략)

또한, 두 사람의 레즈비언 관계가 반드시 주위의 매정한 이들 사이의소문이 되어, 스캔들로 취급되는 것. 레즈비언인 걸 밝히겠다, 며 사진을 협박 재료로 삼는 것도 종종 등장하는 패턴이다 (중략) 그리고 그 결과, 적어도 사탕과자만을 지키고자 장미는 협박자를 죽이고 자살(『진홍빛으로 타오르다深紅に燃ゆ』), 혹은 절망해 자살에 가까운 죽음에 이르기(『그녀들彼女たち』,「하얀 방의 두 사람白い部屋のふたり」)까지, 전부 장미 쪽이 죽는 것으로 되어있다.

권위적인 공간이나 강박적인 색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제거한 공항의 로비를 발빠르게 가로지른다. 자홍빛 인테리어에, 옐로의 테블군이 한층 더 눈에 띈다. 짐을 손 뒤로 끌면서 지하철로 향하는 내게, 키안이 붙어서 걸어온다. 이렇게나 천장이 높고 이렇게나 넓은 공간인데도, 여기서는 조금도 권력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냄새가 없는 것이 생부 스타일. 거대한 건축공간이란, 파쇼의 냄새와 모뉴멘탈이고자 하는 권력의 방자함이, 어떤 식으로든 부정할 수 없이 배어나오는 법이다. (중략) 그러니까, 이 냄새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소름끼칠 정도로 ‘상냥함’과 연관된 테크놀러지가 대량동원되고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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