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2014년 2백억 원에 불과했던 웹소설 시장 규모는 불과 4년 만에 2천억 원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줬다. 경제적 성장은 양적 성장과 함께 이뤄졌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웹소설 취급 전자책 유통사의 평균 웹소설 서비스 종수는 85,508.3종으로, 종이책 출판사의 신간 발행 종수 평균이 20.2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양의 소설이 ‘웹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것이다. 

‘웹소설 산업’이 경제적, 양적 성장을 이룬데 반해 ‘웹소설’이 무엇인가라는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웹을 기반으로 생산, 유통, 소비되는 소설”이라는 정의는 대다수의 웹소설이 갖고 있는 형식적, 서사적 특징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황석영이나 한강의 소설이 웹에 연재되고 그 소설을 ‘웹소설’이라고 부른다면 이는 적확한 표현일까. ‘웹소설’이 갖고 있을 어떤 특징들을 생략해버리는 사용은 아닐까? 

웹소설 플랫폼 조아라의 이수희 대표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장르소설’, ‘인터넷소설’, ‘대중소설’ 등으로 불리다가 네이버가 ‘웹소설’이라는 말을 처음 쓰기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지금은 웹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로 작품을 보기 때문에 새롭고 더 적확한 용어가 필요할 것 같다.”며 ‘웹소설’이라는 용어에 불만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젊은 인문학자들의 모임 ‘인문학협동조합’의 일원이자 웹소설 작가이기도 한 이융희 씨는 웹소설에 대한 규정이 상업 상품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플랫폼이 자본주의에 의해 유료화 된 상업 소설만을 성공한 웹소설의 형태로 규정하고 있으며, 상업적인 거래 가치를 지닌 경우에만 인정받는 세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태에서는 실험적이거나 작품성이 빼어난 웹소설도 상업적 가치가 없다면 실패한, 잘못된 웹소설이 되고 만다. 상업주의를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이융희 씨는 동료 작가, 인문학자들과 함께 웹소설과 장르문학을 비평할 장을 마련했다. 바로 장르문학 비평 담론팀이자 홈페이지인 텍스트릿(Textreet)이다. 

텍스트릿 이융희 팀장

- “상업적 가치 이외의 다른 가치를 찾자”

이융희 씨가 텍스트릿(Textreet) 결성을 떠올린 것은 작년 12월 29일 “웹소설 마니아 이슈 파이팅 집담회”에서였다. 집담회는 웹소설에 대한 담론을 형성해보자는 의도로 기획됐는데, 성공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운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 뜻밖에도 전국에서 웹소설에 대한 담론을 나누고 싶은 이들이 찾아왔고, 게임비평, 웹소설론 등을 다룬 ‘뉴미디어 비평 스쿨’의 참여로까지 이어졌다. 이전부터 웹소설 비평에 대한 니즈를 느껴온 이융희 씨는 ‘뉴미디어 비평 스쿨’에서 만난 이들과 의견을 모았다. 휘발되어 사라지고 있는 담론을 정리하고, 장르문학이 무엇인지 보다 객관적이고 명료한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다. 

이렇게 결성된 비평담론팀 텍스트릿(Textreet)에는 대학원생, 연구자, 교수, 소설가 등 11명의 필진이 참여했다. 김준현 성신여대 교수, 이지용 한국SF연구자 등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도 함께했다. ‘장르문학을 비평하기 위한 비평가들의 공간’을 표방하는 텍스트릿(Textreet)은 웹소설과 장르문학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이들이 지닌 가치를 찾아 의미를 부여한다. 

텍스트릿의 팀장을 맡은 이융희 씨는 “상업 시장 바깥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예술적인 것’, ‘의미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줄 사람이 없다면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한다.”며 “비평 작업을 통해 의미가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평이라는 힘을 가지면 논쟁이 활발해지고 문화의 층위가 다양해진다.”며 의미화 작업을 통해 웹소설과 장르문학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으리라고 전했다. 

텍스트릿 홈페이지

- 텍스트릿, 다양한 테마 기획비평 제공 예정

29일 오후 오픈 예정인 텍스트릿이 제공하는 주요 기능은 장르비평과 아카이브다. 비평 메뉴는 기획비평, 자유비평, 장르리뷰로 구분된다. 기획비평에는 텍스트릿 필진들이 특정 테마에 맞춰 기획하고 만들어낸 비평이 제공된다. 텍스트릿 오픈 시기에는 판타지, 로맨스, 무협, SF 네 장르의 전문가들이 장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쓴 ‘장르를 읽다’가 제공된다. 이융희 씨는 판타스틱, 미스테리아, 크로스로드 등 기존에 있었던 장르 매체의 담론을 텍스트릿 필자의 눈으로 정리한 기획, 1990년 한국의 문화지형사, 로맨스 장르 집담회 등이 기획 단계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자유비평은 텍스트릿 홈페이지 가입자라면 누구나 비평과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공간이며, 장르리뷰는 특정 작품에 대한 리뷰 게시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카이브 메뉴는 장르현황과 공모전, 뉴스로 구분된다. 장르현황에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장르와 관련된 담론, 기록, 지표 등을 아카이빙 해 제공한다. 웹소설, 장르문학을 주제로 한 행사, 학회 워크숍, 세미나, 강연회 등에 대한 정보도 올라올 예정이다. 공모전과 뉴스는 장르문학 공모전 정보와 언론보도 내용들이 기록된다. 

- “교수가 돈 떨어져서 이상한 짓 한다고? 우리는 체험세대!”

텍스트릿 필진으로 참여한 이들은 작년 12월 진행됐던 웹소설 집담회와 뉴미디어 비평 스쿨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인문학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이들이다. 이들의 활동이 알려지자 한편에서는 “교수가 돈 떨어져서 이상한 짓을 한다.”, “돈 되니까 하겠다는 것 아니냐.” 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융희 씨는 텍스트릿 필진들이 “체험세대”임을 강조했다. 어릴 때부터 드래곤 라자 같은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자라나, 현재에도 장르문학을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텍스트릿은 장르비평에 대한 독자적인 방법론을 모색하려한다. “장르를 비평하려면 장르의 역사성을 알아야하고 작법적 이해를 가진 사람이 해야 하며, 기존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PC통신 판타지 소설을 읽고 자란 세대가 연구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다고 기대를 밝힌 이융희 씨는 “텍스트릿의 활동은 문학장이라는 게 있고 그 문학장에 있는 이들이 바깥에 있는 장르문학을 비평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즐긴 문학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자기증명에 가깝다.”며 “우리의 목소리, 당사자성을 가지고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텍스트릿(http://textreet.net)은 29일 정식으로 오픈한다. 이융희 씨는 “장르에 대한 오해를 가진 사람, 장르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창작자, 인큐베이팅과 큐레이팅이 필요한 이들 등 누구나 텍스트릿을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텍스트릿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이메일(textreet@gmail.com)을 통해 가능하다.

김상훈 기자  ksh@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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