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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장르’란 무엇일까.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장르’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게 정의해왔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장르란 ‘공통적인 특징을 지닌 서사집단’을 의미한다. 따라서 장르 문학이란 ‘고유한 서사 규칙과 관습화한 특징들이 있어서 독자들에게 별다른 정보가 제시되지 않고 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누구든지 책을 펼쳐 드는 순간 그것이 어떤 장르에 해당하는지 알게 되는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플롯이나 캐릭터, 세트, 촬영 기법, 주제 등이 관객에게 즉각적으로 인지될 수 있는 관습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조지 R. R. 마틴은 장르가 가구와 같다고 했다. 같은 공간에 변기가 놓여있으면 화장실이며 침대가 놓여있으면 침실이듯, 어떤 공간과 배경에 마법사가 있으면 판타지이며 우주선이 떠다니면 SF라는 것이다.

이렇게 장르는 두루뭉술하게 정의될 뿐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또한, 21세기부터는 기존 장르에 다른 장르가 다양하게 혼합돼 있어 장르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용하다는 인식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굳이 장르를 공부하고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책은 이러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해 현대의 장르가 어떤 형태로 발달하고 있는지 그 정체성을 분석한다.

서문에서는 장르와 ‘소비’를 연결한다. 소비 사회인 현대 사회에서 장르를 분석한다는 것은 곧 현대인을 살피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비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현대인들에게 장르란 ‘해시태그’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SNS상에서 사진 밑에 붙은 여러 가지 ‘해시태그’가 사진에 담긴 무언가와 소비자의 정체성을 반영하듯, 장르 역시 “분절화되고 데이터베이스화된 요소들을 나열해 작품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즉, 장르는 사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혹은 했는지, 무형의 콘텐츠에 유형의 가치를 부여하며, 소비자의 정체성을 구분하고, 피아식별을 용이하게 해준다.

서문에서 이렇게 장르 공부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이 책은 본문에서는 본격적으로 현대의 장르를 분석한다. 2018년 국내 연구자와 창작자들이 함께 모여 만든 장르 전문 비평팀 ‘텍스트릿’이 구체적인 예를 통해 현대 장르의 특성을 설명한다. 이지용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학술연구 교수 외 10명이 한국 장르 콘텐츠의 시초부터 최근에 종영한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까지를 분석 및 비평하며 변화를 살핀다.

1장은 ‘장르의 눈으로 본 사회’라는 주제로 판타지와 SF, 로맨스, 히어로물, 무협, 19금 로맨스, 케이팝 등이 어떤 사회 모습을 반영하는지 살핀다. 2장은 ‘비평의 눈으로 본 장르’다. ‘웹소설의 작가는 여전히 예술가인가’ ‘게임이 바꾼 판타지 세계’ 등의 주제로 장르를 비평한다. 장르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전문적인 책인 동시에 동시대 문화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비주류 선언』
텍스트릿 엮음│요다 펴냄│268쪽│15,000원 


  원문보기 : http://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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