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연재) 블랙스타 1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05 14:25 조회 수 : 72

오전의 빛나는 햇살이 환하게 비쳐들어오는 거실에서 수향은 비몽사몽간에 눈도 못 뜬 채 바닥을 기어다니며 핸드폰 벨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더듬더듬 찾아헤매고 있었다. 느닷없이 계획에 없던 이사를 하는 바람에 밤샘 작업을 한 탓이었다. 어지간해서는 밤샘 작업을 하지 않는 수향이지만 마감이 코앞에 닥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간신히 핸드폰을 찾아드니 기다렸다는 듯 예지의 목소리가 정신없이 쏟아졌다.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회의 중인데 벌써 전화가 몇 번 왔는지 몰라. 빨리 내려가서 차 좀 빼줘. 지금 이삿짐 들어가야 하는데, 내 차 때문에 사다리차 못 대고 있대.”

남에게 민폐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수향의 소심한 정신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는지 번쩍 눈이 떠졌다.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야구모자와 잠바를 대충 걸치고 예지의 차키를 찾아든 다음 총알처럼 주차장으로 쫓아내려가니 과연 한쪽에 이삿짐 트럭과 사다리차가 서있고, 수향이 살고 있는 라인 쪽으로 붙어선 주차구역이 휑하니 비어 있었다. 그곳에 예지의 빨간 경차가 보란 듯이 한가운데 떡하니 서 있었다.

우중우중 서있는 인부들의 팔짱낀 시선 속으로 들어가려니 수향은 얼굴이 빨개질 것 같았다. 거기다 이 시간에 자다 깨서 후다닥 뛰어나온 몰골이라니. 누가봐도 한심한 백수 꼬락서니일 것이다. 오늘따라 예지는 왜 차를 안 가져가서 이렇게 사람을 골탕먹이는 거야. 수향은 내심 툴툴대며 별수없이 최대한 모자를 눌러쓰며 차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수향이 이삿짐에 딸려온 무리들의 시야에 들어오려는 순간. 그 틈에 끼어 서 있던 준호의 휴대폰이 울렸다. 준호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발신자를 확인하니 파트너인 차 형사였다. 준호는 전화를 받기 위해 몸을 돌리고 조용한 곳으로 몇발짝 자리를 옮겼다.

유형사님. 사건입니다. 지금 오셔야할 것 같은데요. 주소 찍어드릴테니, 현장으로 바로 오세요.”

무슨 일인데?”

일단은 강도상해 같다는데, 자세한 건 가봐야 알겠죠.”

돈 주고 받은 날짜라더니, 길일은 얼어죽을. 하기사 액운을 쫓아다니는 게 이 직업 아니던가. 어머니의 마음은 이해못할 바가 아니지만 형사가 액운을 피하려 부적을 쓰고 날짜를 받다니 애초에 말이 안되는 소리다.

준호가 전화를 끊고 주소를 확인하니 마연동이었다. 마연동이라면 근처다. 이십분이면 도착할 듯했다. 준호는 현장책임자를 찾아 사정을 설명하고 잽싸게 자신의 차로 뛰어갔다. 속을 썩이던 빨간 경차 하나가 주차장의 다른 구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얼핏 눈에 들어왔다.

 

준호는 삼일만에 겨우 이삿짐으로 창고가 된 새집에 들어와 볼 수 있었다. 포장이사가 그냥 이사와 다른 점은 그저 포장이 풀려 있다는 것뿐이다. 준호는 침실에 마구잡이로 풀어헤쳐놓은 옷틈에서 갈아입을 것을 한 벌 골라냈다. 곧장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 갈아입은 옷을 세탁기에 집어던진 후 집을 나섰다.

준호가 현관 앞에서 잠시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서 있는데 옆집의 문이 열리고 웬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머리를 온통 뒷통수에 그러모아 묶은 여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순간적으로 둘의 시선이 부딪혔으나 여자가 움찔하며 시선을 피했다. 그러나 준호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자기도 모르게 여자의 옆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어딘가 낯설지가 않았던 것이다. 남자가 심상찮은 눈치를 보이자 여자도 다시 눈을 돌려 자신을 뜯어보는 시선을 마주보았다. 순간 동시에 두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혹시 너......?”

 

한달전

수향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미향은 언니, 진짜 진짜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그래, 미안. 나중으로 좀 미뤄줘.’라는 쪽지만 남겨두고 사라진 뒤였다. 수향의 지갑에 있던 오만원짜리 한 장도 함께 말이다. 수향은 거의 기절할 뻔했다. 아무리 간이 배 밖으로 가진 기집애라지만 퇴학과 맞바꾼 처분을 이렇게 간단히 무시할 수 있다니, 동생이지만 가이 존경스러워지려고 할 지경이었다.

처분의 원인은 클럽에서 있었던 연예인 팬클럽간의 패싸움이었다. 하필이면 같은 날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상극인 두 연예인의 팬클럽이 단합대회를 벌일 게 뭐람. 극과 극은 통한다더니. 수향은 패싸움의 전말이 하도 어이 없어서 되새겨봤자 헛웃음만 나왔다.

아무려나 그 패싸움이 술병이 날아다니고 커터칼이 튀어나와 돌아다녔다던 제법 심각하고 난폭한 사태로까지 발전하는 바람에 그 판에 끼여 있었던 수향의 동생 미향은 퇴학 직전까지 가게 되었다. 이제껏의 전적이 화려했던 탓이었다.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지방에 있던 부모님이 올라오셔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가며 결국 받아낸 것은 삼주일의 정학과 120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이었다. 그런데도 미향은 정신을 차리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정학기간동안 써내야할 반성문을 하루에 몰아쓰고 난뒤 물만난 듯 뭔가에 몰두하는 눈치더니, 고아원으로 사회봉사를 가기로 되어있던 첫날 그 사단을 낸 것이었다.

미향은 어찌할 바를 몰라 머리를 싸쥐고 고민했다. 날짜를 미뤄달라고 해보나, 집에 일이 생겼다고 할까, 아님 아프다고 할까. 진단서라도 내라면 어쩌지. 워낙에 신뢰를 잃은 기집애라서 학교에서도 호락호락할 리가 없었다. 집에 연락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생기지도 않을테니 말이다. 괜히 부모님만 걱정시키는 일이 될 것이었다.

결국 수향은 엉뚱한 일을 벌이고 말았다. 거기에는 예지의 부채질도 한몫 했었다. 시외에 있는 멀리 떨어진 고아원이라며, 알게 뭐야. 아무나 가서 일만 해주고 오면 되지 않겠어. 그리고 넌 좀 동안이니까 그냥저냥 통할거야. 그리고 설마 아줌마가 간다한들 누가 신경쓰겠어, 자기 일도 아닌데. 그냥 사람 시켜서 봉사활동도 대신 시키고, 돈좀 있다고 애새끼 어지간히 싸고 키우네, 뒤에서 한마디 하고 말겠지.

망설일 시간도 없었다. 당장 출발한데도 지각을 면할 수 있을지 아슬아슬했다. 하는수없이 수향은 자기보다 키카 큰 미향의 옷 중에 어색할만큼 길지 않으면서 대충 철없어 보이는 옷으로 골라입고 집을 나섰다. 한 시간 반 지하철을 타고나서도 삼십분 버스를 타고서야 겨우 참숲 보육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 행정실에 들어가 신미향이라는 이름 아래에 싸인을 하고 조리실로 안내받는 동안 수향은 들킬까봐 조마조마해서 숨을 못쉴 지경이었다. 고무장갑을 끼고 함지박에 가득한 그릇을 하나 손에 쥐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예지의 말마따나 누구도 수향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직원인지, 자원봉사자인지 모를 사람들이 뒤섞여 그저 모두들 묵묵히 자기일을 할 뿐이었다. 제발 이주일이 빨리 지나가기를 수향은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예상외로 봉사활동은 제법 재미가 있었다. 자신의 노동의 가치가 새삼 돌아보였고,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해졌다. 게다가 아이들도 무척이나 귀여웠다.

수향은 원래부터가 아이들을 좋아했지만, 막상 이렇게 가까이에서 직접적으로 돌봐본 적은 처음이었다. 명색 동화작가라면서도 한번도 이렇게 아이들을 가까이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수향은 부끄럽게 느껴졌다. 왜 진작 이런 일을 해볼 생각을 못했을까. 가까이에서 본 아이들은 수향의 상상과는 좀 다른 존재들이었다. 뭐랄까, 그냥 사람이었다. 몸집이 작고 경험부족으로 이해력이 떨어지고 모든 과정이 어른보다 좀 느리지만, 어른과 똑같은 그냥 사람이었다. 아니, 어른보다 더 사람 같았다. 새삼 사람이란 이런 존재구나라는 느낌을 주었다.

울고 웃고 과시하고 애정을 바라고 눈살을 찌푸리고 무언가에 몰두했다. 좋아하고 싶어하고 잘하고 싶어하고 가지고 싶어하고 나눠주고 싶어했다. 어쩌면 이렇게 사람의 모습이, 사람이 가진 감정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눈에 빤히 보일까, 수향은 볼수록 신기했다. 그러는 사이에 점점 아이들과 가까워져, 봉사를 시작하고 며칠이 지나자, 수향은 누가 시킨것도 아니건만 자연스럽게 부엌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보육교사 보조역할을 떠맡게 되었다.

준호가 중부경찰서 형사계 형사2팀의 다른 팀원들과 함께 고아원을 방문했을 때는 수향의, 아니 미향의 봉사활동기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팀원은 모두 아홉명이었으나 당일 참가한 사람은 네명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이었다. 노갑석 팀장을 비롯해 조두문 형사와 준호, 준호의 파트너인 차한솔, 박성식 형사가 그 일행이었다. 힘좋은 남자들이라, 그동안 밀려있던 온갖 궂은 일들이 돌아왔다. 일단 고아원 안팎을 둘러싼 보기좋은 상록수들을 모조리 이발해주어야했다. 처음에는 그것만으로도 하루종일이 걸릴 듯했으나, 다들 파이팅을 한 덕인지 오전중에 거의 끝낼 수가 있었다.

가지치기를 끝낸 팀원들은 마당 한켠에 놓여있는 정자 마루에 둘러앉아 마음씨 좋아보이는 조리원 아주머니가 내준 안주에 시원한 막걸리를 들이켰다. 모두들 땀으로 멱을 감은 터라, 간간이 불어오는 초여름의 산들바람이 시원했다.

옘병, 우리더러 민생과 어떻게 더 가까워지라는 거야. 아니 형사만큼 민생과 가까운 직업이 또 어딨어.”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조두문 경위가 벌건 얼굴로 버릇처럼 투덜거렸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서장은 민생과 가까워지는 경찰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그리고 그 실천항목 세부사항 중 하나로 지정된 것이 바로 이 봉사활동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런 것도 나름 괜찮지 않아요? 맨날 험악한 놈들하고만 상대하다가 힘을 이런 데다 쓰니까 기분도 상쾌하고 저는 나쁘지 않은데요. ”

차형사가 유한 성격을 드러내며 한마디 뒷동을 달았다.

누가 봉사활동 갖고 뭐래, 서장 새끼가 얄미워서 하는 소리지. 하여간에 꼭 현장경험 없는 놈들이 말이나 만들기 좋아하고, 지 치적으로 뭐 하나라도 더 적어낼라고 눈이 벌게져서 안 그래도 피곤한 사람들 쓰잘데없는 일로 더 바쁘게 만들잖아.”

그건 그래, 우리 마누라한테 봉사할 시간도 없는데, 집에 봉사하는 날, 뭐 이런 거나 좀 만들지.”

애처가로 소문난 박성식 형사가 부추전을 한입 우겨넣으며 말을 보탰다. 키도 작고 얼굴도 작고 눈도 작은 박성식은 몸은 바싹 마른 데다 까만 얼굴에 주름까지 자글자글해서 원숭이라는 별명을 가졌으나 그 얼굴에는 항상 싱글벙글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근데 정형사는 왜 안보여?”

정형사하고 이형사는 필동 갔습니다. 저번에 그 골동품상 강도건 있지 않습니까. 새로 뭐가 좀 나왔나보던데요.”

그놈이 일당백인데, 젊은 놈들은 다 빠지고 늙은이들만 죄다 동원됐구만. 쯧쯧. 날 한번 잘 잡았다.”

노팀장은 막걸리를 들이켜며 혀를 찼다.

그때 마침 본관 건물에서 웬 여선생 하나가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장으로 우르르 몰려나왔다. 아이들은 열명 남짓이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들부터 어린이집에나 다닐 것 같은 꼬맹이까지 골고루 섞여 있었다. 아직 새파랗게 어린 여선생은 곧 아이들을 두 팀으로 나누더니, 가지고 나온 고무공을 가지고 공놀이를 시작했다. 가만히 지켜보니 그저 공을 주고받는 단순한 놀이였다. 서로 공을 주고받되 어느 한팀이 공을 떨어뜨리면 상대편이 일점을 얻게 되는 것이었다.

준호는 저런 게 재미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아이들은 금방 놀이에 빠져들어 웃고 떠들며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했다. 여선생은 아이들이 아슬아슬하게 공을 받거나 떨어뜨릴 때마다 애들보다 더 들떠서 환호를 보냈고, 그런 선생님의 반응이 아이들을 더 흥분시키는 것 같았다.

여선생도 신이 나는지 나중에는 자신이 공을 받을 때마다 우스꽝스런 세레모니를 선보이며 몸개그까지 아끼지 않았다.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고, 심지어 공 근처에도 못가는 아직 아기에 가까운 아이들조차 뭐가 좋은지 펄쩍펄쩍 뛰며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웠다. 아이들은 모두 한 덩어리가 되어 즐거운 분위기 그 자체에 빠져들어 즐거워하고 있었고, 그렇게 아이들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 밝고 명랑한 여선생의 긍정적인 에너지였다.

준호는 슬며시 감탄이 일었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었다. 분명 유아교육 같은 걸 전공했을 테고, 아이들과 어떤 놀이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무적인 교육을 받았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었다. 그래서 마침 막걸리 한 주전자를 더 들고온 조리원 아주머니의 얘기에 준호는 다소 놀랐다.

애들이 저렇게 재밌어하니까 정말 보기가 좋네요. 사실 처음에는 좀 걱정했는데, 뭐 패싸움인가 뭔가까지 하고 퇴학당할 뻔한 애라기에 막 가는 앤가 싶고, 왜 요즘 애들 무섭잖아요. 어떻게 다뤄야되나 걱정도 되고 그랬는데, 막상 보니까 전혀 안 그래보이고, 애도 얌전하고, 애들도 너무 잘 따르고 진짜 의외지 뭐에요.”

고등학생이에요?”

차 형사의 말투에는 준호와 비슷한 놀라움이 실려 있었다. 지켜보고 있던 팀원들 모두 당연히 여자애가 선생인 줄 알았던 것이다.

, 이제 겨우 일학년이라는데, 애들 다루는 거 보면 애 같지가 않아요. 애도 진짜 좋아하는 것 같고. 내 정신 좀 봐라. 애들한테도 뭣 좀 줘야겠네. 다들 땀흘리는 것 봐.”

아주머니는 말을 남기고 웃음기 띤 얼굴로 총총 본관 건물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에 커다란 목소리로 아이들을 불렀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들어가고나자 여자애는 멀리 굴러가버린 공을 쫓아가서 잡는 바람에 아이들보다 한 걸음 뒤떨어져 천천히 건물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여자애는 키가 컸고, 몸매도 가녀리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희고 갸름한 계란형 얼굴 덕인지 어딘가 청순해보이는 분위기가 있었다. 크지는 않지만 시원해보이는 긴 눈과 동그스름해서 애티가 가시지 않은 코, 아직 즐거운 미소와 함께 싱그러운 기운이 남아있는 표정이 보기 좋았다.

팀원들은 가지치기를 모두 끝내고 뒷정리까지 마친 다음 늦은 점심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던 준호는 마침 맞은 편 교실에 둘러앉아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교실에는 유치부라는 작은 명패가 달려 있었고, 아닌게아니라 아이들은 대체로 그 정도 나이쯤 되어보였다. 그런데 그 가운데 조금 전 운동장에서 보았던 여자애가 끼여앉아 있었다. 준호가 창가로 다가가니 열려있는 창문 너머로 여자애의 차분한 목소리가 넘어왔다. 여자애는 가만히 눈을 감고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있었다.

“....엄마, 아빠가 떠나버린 둥지에 홀로 남은 아기새는 밤새 비를 맞아 온몸이 축축하게 젖은 채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아기새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거렸습니다. 아기 천사 하랑이는 그 새가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하랑이는 장난감 상자에 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볼 수 있는 안경을 꺼내 들고 망설였습니다. 이게 저 앞 못보는 새에게 눈이 되어 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천사님들이 그 장난감들을 소중하게 간직하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주던 것이 생각나 하랑이는 선뜻 그것을 아기새에게 내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여자애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맑았으며, 발음이 깨끗했고, 느릿한 듯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군더더기라고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준호는 여자애가 참 특이한 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오후에는 보육원 마당을 둘러싼 울타리를 손보기로 했다. 나뭇결이 삭아내린 판자를 교체하고 새로 페인트칠을 하는 일이었다. 준호와 차한솔, 신원석은 준비된 판자들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냈고, 나머지 연장자들은 못질을 했다. 운동장이라 부르기에 애매할 정도로 좁은 마당이었지만, 그래도 그곳을 전부 둘러싼 울타리는 제법 길었다, 시간 안에 일을 마치려면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모두들 구슬땀을 흘리며 말도 아껴가며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또 새참 때가 된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조리원 아주머니와 함께 아까의 그 여학생이 빵봉지가 한가득 담긴 쟁반을 들고 따라왔다.

막걸리도 좀 더 드릴까요? 아직 많이 남았는데.”

됐습니다. 더 마시면 일 못해요.”

아주머니의 푸근한 권유에 노 팀장도 넉넉한 미소로 대꾸했다.

진짜 수고들 많으시네요.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말을 마치고 두 여자가 되돌아가려는데, 마침 울타리 바깥 쪽에서 못을 밖고 있던 조두문이 준호에게 어이, 거기 못 좀 더 줘, 하고 말했다. 그러나 준호도 판자를 밟고 엎드려 한창 톱질에 열을 내던 판이라 못을 집어다 주려면 일손을 놓아야했다. 그때 여자애가 불쑥 나서 제 근처에 있던 못상자에서 못을 한움큼 집어내어 조두문에게 갖다주었다.

아이구, 이런, 고마워.”

늘 찡그린 인상의 조 형사지만, 여자애의 친절에는 자못 흡족한 미소가 나오는 모양이었다.

별말씀을요.”

여자애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대꾸하고는 앞서간 아주머니를 따라 사라지려는데 이번에는 준호가 불쑥 말을 걸었다.

평일인데, 오늘 애들이 학교 안 가고, 보육원에 있네. 오늘 무슨 날인가?”

아니에요. 그냥 재량휴업이래요. 주말 끼워서 총 나흘동안 쉰다나봐요.”

제법 훤칠한 준호가 말을 걸자, 수향은 은근히 호기심이 일었다. 서른초반쯤 되었을까, 짧게 쳐올려 깔끔하게 다듬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더 어려보이는 것도 같아, 나이를 어림하기가 어려웠다. 여자치고는 키가 큰 편인 수향이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키가 컸고, 여윈 듯하나 다부진 체격은 스타일도 좋았다. 게다가 볼수록 단정한 이목구비가 한눈에 띄는 미남이었다. 혼잣말을 하듯 무심하게 지껄이는 말투에도 불구하고 발음이 분명한 중저음의 목소리도 듣기 좋았다.

재량휴업?”

, 말하자면 방학기간에서 하루이틀 정도를 떼내서 학기 중에 쓰는 거에요. 학교장 재량으로 정해진 날수 만큼은 아무 때나 쉴 수 있는 거죠. 직장으로 치면, 연차 같은 거랄까요.”

똑부러진 수향의 대꾸에 준호가 슬쩍 시선을 던졌다. 뭔가 살피는 듯한 준호의 눈과 마주치자 수향은 왠지 긴장감이 들어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애들이 우리보다 낫구먼. 연차도 쓰고, 연차 써본 게 언제야?”

박형사의 말에 수향은 가볍게 미소 짓고 목례를 한 다음 몸을 돌렸다. 아무 근거도 없이 준호가 자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을 것 같만 같은 생각이 들어 자꾸만 뒤를 돌아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다시 한달 후.

너 혹시... 신 미향... 맞지?”

수향은 놀란 나머지 할말을 잃었다. 얼굴은 알아본다손 치더라도 그때 그 경찰이 어떻게 자신의, 아니, 동생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헤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통성명을 한 기억이 없었다. 때문에 당연히 수향은 그의 이름을 몰랐다. 수향은 대답을 기다리는 준호를 바라보며 맞다고도,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그저 난감한 웃음만 흘렸다.

 

여자는 고급스러운 명품 원피스를 걸치고 세련된 화장에, 머리카락 한올 흐트러지지 않은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얼굴이 다소 길쭉하고 모딜리아니의 그림에 나온 여자처럼 코가 길다는 것만 빼면 얼굴 생김새도 제법 미인이었다. 게다가 몸매가 아름다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시크한 듯하면서도 은근히 공들인 치장이 아깝지 않게 여자는 빛나고 있었다.

그에 비해 갓 침대에서 빠져나온 남자는 온통 흐트러진 차림이었을 뿐 아니라, 건들거리며 빈정거리는 듯한 말투에는 희미한 불량기마저 느껴지는 듯했다. 남자는 소파에 기대 한껏 나른하게 기지개를 켰다.

미안해. 내가 요즘 좀 피곤했나봐. 잠이 깊이 들어버렸네.”

남자는 길게 하품을 덧붙이고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

아참, 아까 할말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기역자로 꺾여 놓여있는 응접실 세트에 조각처럼 반듯하게 앉아있던 여자는 긴장된 듯 한껏 등을 곧게 펴고 마침내 침묵을 깼다.

헤어져.”

남자는 잠시 뭔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으나, 곧 다시 무표정을 얼굴로 되돌아왔다.

또 뭐야? 그말 지겹지도 않아? 결혼 전부터 벌써 이러면 결혼해서는 뭘로 협박할래? 또 뭐가 맘에 안 드는데? 그냥 본론만 말해.”

장난 아니야. 니가 내 돈으로 사치하고 내 돈 물 쓰듯이 쓰면서 인생 즐기는 거 난 아무렇지도 않아. 그러라고 있는 돈이니까. 내 돈 내 남자가 쓰는 거 뭐라지 않아. 하지만 내 돈 딴 여자한테 쓰는 건 얘기가 다르지. 이제는 너 더 못 봐줘. 이제부터 여자들한테 안겨줄 명품백은 니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사.”

여자는 차가운 말투로 씹어뱉듯 말하고 미리 준비해두었던 와인잔을 남자에게 내밀었다. 여자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돌았다.

마지막으로 이별주나 한잔 하자.”

남자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우리야. 뭔가 오해를 한 것 같은데. 난 그런 적 없어. 미쳤어? 결혼 석달 앞두고 내가 그런 짓을 하게?”

그러게, 석달만 참지 그랬어. 그랬으면 위자료라도 챙겼을 텐데, 빈손털고 일어서게 생겼잖아. 그동안 버릇없는 부잣집 망나니 딸내미 비위 맞춰가며 고생한 보람도 없이 말이야.”

무슨 말을 그따위로 해? 아니라고 하잖아

여자는 자기 몫의 와인잔을 들어 살짝 입술을 축였다.

넌 로또 복권을 니 손으로 갈기갈기 찢어서 하수구에 버린 거나 마찬가지야. 니가 얼마나 돈을 좋아하는지 아니까 위로가 좀 되네.”

남자의 표정이 분노와 당혹감으로 일그러졌다. 사나운 눈빛에는 얼핏 증오감이 어른거렸다.

 

형사 2팀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틀밤을 새워가며 마연동 사건 관련 씨씨티비를 몽땅 뒤지느라 피곤에 절어 의자에 늘어져 있는 준호의 책상 앞에 서류파일 하나가 탁 던져졌다. 무심코 파일이 날아온 곳을 돌아보니 간부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노 팀장이었다.

지금도 세 건 뛰고 있는데, 또 뭡니까?”

여청과에서 넘어온 거야. 간단한 거 같으니까 그냥 대충 마무리나 해.”

여성청소년과라는 말에, 준호는 뭔가 희미한 예감을 느끼며 서류를 뒤적거렸다. 아니나다를까 노팀장의 꼬리를 물고 여성청소년과의 노해준 형사가 들이닥쳤다. 그녀는 준호 손에 들린 사건 파일을 발견하고는 곧장 다가왔다.

유형사님. 그거 김동현이 아니에요.”

“.....아직 검토도 못 했습니다. 방금 받았어요.”

준호가 이마를 만지작거리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대충 보지 마시라고 미리 말씀드리는 거에요.”

삼십대 여자가 어두운 골목길에서 피습을 당했다. 여자는 남자친구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사결과 여자의 핸드백 버클 장식에서 남자의 혈흔이 나왔다. 사건당시 놀란 여자가 들고있던 핸드백으로 범인을 내리쳤고, 그때 범인이 버클 장식에 손등을 긁혀 상처가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 남자친구는 과거에도 여자에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았던 정황이 있다. 여자의 일방적인 이별통보에 분개해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준호는 빠르게 서류를 눈으로 훑으며 사건의 대강을 소리나게 읊었다. 첨부된 증거사진에는 커다란 브로치 같은 화려한 버클장식이 달려 있는 여성용 숄더백이 찍혀 있었다.

이야, 이거 뭐, 빼박이네.”

옆자리에서 듣고 있던 박 형사가 한마디 보태다 날카로운 노형사의 눈길에 움찔했다.

염병할, 그러니까 대충 보지 말라잖아요. 아니라구요. 결국 스토킹의 일종이다, 이렇게 몰아가는 건데. 그건 내 전공인데, 아니에요.”

근거가 뭡니까?”

어디 한번 들어보자는 듯 눈썹을 치켜올리는 준호의 표정은 점잖은 척 하는 장난꾸러기 같아 눈길을 끌었다. 노해준은 그런 준호의 얼굴에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너무 많죠. 그 혈흔만 빼면 말이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일단 용의자는 피해자를 별로 사랑하지도 않았어요. 돈 보고 만난거죠. 그런데 결혼도 하기 전에 여자를 죽여서 득될 게 뭐겠어요?”

어떻게 확신합니까. 돈많은 여자와 가난한 남자라는 정황 때문인가요?”

아니요. 느낌이 그래요. 카톡 대화만 봐도 그래요. 남자는 매사 그냥저냥 여자한테 대충 맞춰주기만 하고, 뭐든 싫으면 그만이라는 식이에요. 태도가요.”

밀당일 수도 있잖습니까. , 여자 취향이 나쁜 남자일 수도 있고.”

그러니까요. 머리로 계산할 거 다 하고, 따질 거 다 따지가며 만나고, 심지어 다른 여자도 만나던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그렇게 목숨을 걸고 사랑하게 되다니 이상하지 않아요? 말이 안 되잖아요.”

카톡 대화뿐입니까? 다른 증거는요? , 여자의 직감 같은 건가요?”

해준의 눈빛이 날카로워지자 유형사는 얼른 자세를 고치며 말을 바꿨다.

, 그러니까, 형사의 직감 같은 거냐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카톡 대화 같은 거 너무 믿어도 곤란하죠. 카톡 대화만 보고 남자가 여자를 사랑했다고 단정짓는 게 어리석은 것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대화만 보고 남자의 감정을 단정지을 수는 없잖습니까?”

정황상 말이 안 된다니까요.”

노 형사는 이를 갈 듯이 말했다.

어쨌든 그 이상의 증거는 없다는 얘기군요.”

유형사님!”

노 형사는 감정을 가라앉히듯 한숨을 쉬고 말을 보탰다.

용의자 만나보면 제가 한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실 거에요. 어쨌거나 위에서도 수상할 정도로 밀고가는 거 보니까 그 피해자 집안이 우라지게 대단한 모양인데, 절대 밀리지 말고 객관적으로 봐주세요. 아시겠죠?

정말 객관적으로 봐달라는 거 맞습니까? 제가 듣기에는 노형사님 편에서 봐달라는 것 같습니다만.”

해준이 입안으로 알아듣지 못할 욕을 주워섬겼다. 애써 화를 가라앉히고 있는 그녀가 뭐라 대꾸하기 전에 준호는 서둘러 말을 잘랐다.

걱정 마십시오. 저는 진실 편이니까요. 일단 시간을 좀 주십시오.”

준호가 매력적인 웃음을 지으며 서류를 살펴야겠다는 듯이 등을 돌리고 축객했다. 해준은 잠시 준호를 노려보다 몸을 홱 돌리고 나가버렸다.

, 저 또라이, 저거, 저거.”

노팀장이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내둘렀다.

아무리 그래도 딸한테 또라이가 뭡니까?”

노팀장과 기역자로 책상을 붙이고 있는 조 형사가 한마다 던졌다.

남의 집안일에 신경 꺼. 난 유치원 때부터 쟤 포기했으니까.”

아무렴요. 따님을 저렇게 훌륭한 또라이로 키워놓으신 훌륭한 가장이신데, 간섭하면 안 되죠.”

마침 손에 뭔가 빨간 끈 같은 것을 들고 빙글빙글 웃으며 들어오던 이영민 형사가 사무실 입구 쪽에 가까운 제 책상 곁에 서서 준호와 해준의 입씨름을 지켜보다가 농담을 했다. 모두들 와그르르 웃는데, 노팀장이 책상 위의 티슈곽을 영민에게 집어던졌다. 영민은 얼른 그 티슈곽을 받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고는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성질만 닮아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것만으로도 따님 업어주셔야죠.”

팀원들이 또 다시 쿡쿡거렸고, 노팀장의 사나운 눈길을 받은 영민은 잠시 움찔하는 체 했다. 그러다 영민은 이내 다시 활기를 띠며 나란히 두 줄로 선 팀원들 책상 사이로 들어서 손 안에 든 물건을 펴들었다. 그것은 여성용 끈팬티였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제가 좀 가져왔습니다. 지금 뒷마당에 여자 속옷이.. 어휴...”

영민은 아직 서른도 안된 신참이었다. 그런데도 워낙에 성격이 능글능글하고 입심이 좋은 탓에, 말로는 웬만한 베터랑 형사도 이겨먹는 판이었지만, 좀 짖궂기는해도 워낙에 오지랖 넓고 애교가 넘치는 그를 내놓고 싫어하는 사람도 없었다.

폐기처분하는 모양이네.”

이제 그런 건 하도 봐서 지겹다는 듯이 노땅들은 시큰둥했고, 준호는 픽 웃고 말았으며, 신형사는 아무 관심 없다는 듯 눈길도 주지 않았고, 영민보다는 오히려 고참이지만, 숫기없는 성격의 한솔은 겸연쩍은 듯이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영민은 각양각색의 반응들이 재밌다는 듯이 팀원들을 둘러보더니, 누구 갖고 싶은 분 안 계십니까, 하고 킥킥거렸다.

장난 고만하고, 나갔던 건 어떻게 됐어? 만나봤어? 뭐래?”

노팀장의 다그침에 영민의 표정이 그제서야 다소 심각하게 내려앉았다.

그게, 별로 쓸만한 게 없던데요. 아무래도 그 골동품상이 수상쩍기는 한데, 뒤져봐도 나오는 것도 없고, 며칠 따라붙었는데, 아직까지는 별다른 게 없어요.”

준호가 한마디 보탰다.

신고받은 게 어느 정도야?”

일곱개요.”

한꺼번에 진품 백자가 그만큼이나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건가? 그런 경우가 왕왕 있나? 그건 물어봤어?”

......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건 미처 생각 못 했습니다.”

영민이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쯧쯧 아직 형사될라믄 멀었어. 모르면 좀 물어. 혼자 끙끙거리지말고. 정형사도 대가리 폼으로 달고다니는 인간이니, 둘이 붙어서 뭐가 나오겠어.”

조두문이 잠복하느라 외근 중인 정규람 형사까지 싸잡아 깔아뭉갰다. 영민은 자존심이 상한 듯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수향은 퇴근하는 예지가 현관에서 신발을 벗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 이사가자. 이사가야 돼. 안 그럼 나 죽어.”

뭐해? 빨리 짐 안 싸고, 부동산, 부동산.... 아니, 아니, 집주인한테 먼저 걸어야하나?”

그러나 예지의 반응이 엉뚱해 오히려 수향이 멈칫했다.

? 무슨 소리야?”

이사가자니까. 나 진짜 못 살아.. 하필이면... 같은 아파트도 모자라서 같은 동이야. 들어오다가 우리 팀장이랑 딱 마주쳤다니까. 미쳐, 미쳐..”

둘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뭔가를 깨달은 듯 예지가 물었다.

근데, 너는 왜? 무슨 일 있었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 (작품 연재) 블랙스타 11회 장혜란 시스앤 2020.01.21 95
29 (작품 연재) 블랙스타 10회 장혜란 시스앤 2019.12.06 75
28 (작품 연재) 블랙스타 9회 장혜란 시스앤 2019.12.06 69
27 (작품 연재) 블랙스타 8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26 76
26 (작품 연재) 블랙스타 7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26 73
25 (작품 연재) 블랙스타 6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17 25
24 (작품 연재) 블랙스타 5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17 28
23 (작품 연재) 블랙스타 4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11 162
22 (작품 연재) 블랙스타 3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11 26
21 (작품 연재) 블랙스타 2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05 29
20 (작품 연재) 블랙스타 1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05 32
» (작품 연재) 블랙스타 1회 장혜란 시스앤 2019.11.05 72
18 문학신문 뉴스페이퍼의 9월 12일자 기사에 대한 정정요구 안내입니다 텍스트릿 2019.09.14 293
17 텍스트릿의 1주년을 기념하며 [2] 텍스트릿 2019.05.01 263
16 로맨스 집담회를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리며 아울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텍스트릿 2018.08.30 464
15 제일 시급하게 필요한 비평은 더K텍스트 2018.08.26 330
14 서브컬처 물품 나눔합니다. 2 file nomoreons 2018.07.25 262
13 서브컬처 물품 나눔합니다. 1 nomoreons 2018.07.25 225
12 봇 계정으로 보이는 아이디들은 삭제하고 있습니다. file 텍스트릿 2018.05.27 180
11 텍스트릿 오픈에 부쳐 - 키안P 텍스트릿 2018.05.03 189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