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 문학신문 뉴스페이퍼에서는 이융희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주류 선언>에 대한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텍스트릿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직접 인터뷰 시간까지 내주신 것에는 감사하지만, 기사의 논조가 짐짓 많은 부분에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여겨 기사의 논조 및 용어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였습니다.

 

1. 텍스트릿 팀은 '장르 비평팀' 입니다. 장르문학이 아니라 영화나 게임, 웹툰이나 K-POP 산업처럼 서브컬처 전반의 영역에서 비평을 시도하고 그 모든 움직임을 '장르'로 묶는 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텍스트릿은 다양한 기고 매체에서 장르 비평팀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번 인터뷰에서는 직접적으로 장르문학이 아니라 장르 비평팀이라고 정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장르문학 비평단'이라는, 텍스트릿 스스로 한 번도 붙인 적 없는 명칭으로 언급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번 책 제목에 부제로 '서브컬처 본격 비평집'이라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시금 '장르문학 본격 비평집'이라고 축소시켜 타이틀로 내보내는 이유를 저희는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 '단'이라는 말은 그 형식이나 위세를 짐작케 하는 말이라, 저희가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단어인데, 이러한 이름으로 이야기가 나가는 것에 의문이 있습니다.

 

문학신문 뉴스페이퍼는 과거 텍스트릿이라는 비평 동인을 취재하며 텍스트릿을 꾸준히 독립문예지로 프레이밍하고 있으며, 최근 학회에서 발표한 문예지 조사에서도 텍스트릿을 웹진의 형태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텍스트릿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웹진이 아닙니다. 저희는 어떤 편집위원도 존재하지 않으며, 구속력 없는 동인들이 함께 공부하며 글을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자유 리뷰란 등은 필진이 아닌 누구나 업로드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되며, 인터넷에서 게재된 모든 글들에 대해서는 대가성 없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텍스트릿 팀원은 인터넷 공간을 웹진이라는 형식으로 보고 있지 않으며, 어떻게 웹진의 형태로 변경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을 표현하는 형식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왜곡되어서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2. 비주류 선언은 11명의 필자가 함께 14개의 꼭지로 집필한 원고입니다. 이융희 팀장은 ~ 쓰고자 했다라는 모든 문장이 반복되면서 마치 팀원들의 노고가 한 사람의 작업처럼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텍스트릿 팀은 위계질서와 구속력 없는 동인 단체로 상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작업입니다. 한기호 소장님이 저희에게 제안한 것은 장르와 사회에 대한 특집 지면이었으며, 그 지면에 쓰기로 했던 모든 글들은 각자의 자발적인 기획이 회의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3. 텍스트릿의 작업은 아카이빙이 아니라 큐레이션이라는 것은 이야기의 논조에 따른 오해입니다. 아카이빙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배치하고 매개하느냐라는 지점을 끊임없이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바로 윗문단에서 끊임없이 매개와 교차를 이야기하고, 계보를 연결짓는 작업을 하는데 이것이 아카이빙이 아니다 라는 것은 논리 구조에 맞지 않습니다. 단지 큐레이션이라는 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과정에서, 아카이빙과 함께 조명되지 않은 좋은 작품들을 호명하는 비평가의 역할을 함께 하겠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특히 이 부분의 인터뷰를 할 때 '기록'을 위해서 1세대 작가분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함께 밝히고 앞으로 인터뷰가 약속된 작가님들의 이름도 언급하며 스케쥴을 이야기했는데 이것이 아카이빙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4. 텍스트릿은 현재까지 번역 작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향후의 행보는 어떻게 될 지 모르나, 번역을 해왔다는 기사는 분명 오류입니다. 예시로 나온 로즈메리 잭슨, 에릭 라브킨은 이미 국내에 꽤 소개가 되어있는 이론가들입니다. 로즈메리 잭슨의 경우는 환상성을 다루는 많은 국문학 논문에서 종종 다뤄지는 학자이며, 저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환상성에 대한 논문들 중 토도로프, 로즈메리 잭슨, 톨킨까지는 계보가 이어져 내려오는데 그 이후의 연구자들에 대해서 판타지 소설에 적용해 쓰는 논문의 숫자가 적다" 라고 하며 어떤 이론을 어디에서 연구하고 연결해야 하는지, 그 지형도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음을 이야기했는데 이것을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학자'라고 이야기하여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살 수 있습니다.

 

또한 예시로 언급된 80년대 순정만화의 지형도나 대중문화의 지형도를 잇는 작업은 제가 기획회의에 제안해서 진행하는 작업으로, 텍스트릿의 팀원이 아닌 외부의 필진분들을 섭외해서 이루어진 작업이었습니다. 마치 이러한 작업들을 텍스트릿이 모두 다 진행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하지 않은 공을 굳이 가져와 저희들의 몫으로 돌리는 것 같아 당시 필진 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특히 이때 글을 쓰셨던 분들은 한국의 문학 전공자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문학이 하지 못한 대중문화의 지형도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 연구 담론장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이라는 말이 이렇게 게재되어 나가는 것에 유감을 표합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정을 요구합니다.

 

마치며.

 

이번 <비주류 선언>은 에필로그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밝히고 있습니다.

 

“1년간 텍스트릿의 행보를 통해서 두 가지 정도의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첫 번째는 국내에서 장르에 관한 관심이 가시화되었다는 점입니다. 한국 장르 문학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되었고 장르 문학에 관한 관심 역시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근현대 한국에서 장르 문학은 창작의 영역에서만 맥을 이어왔을 뿐, 좀처럼 연구와 비평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장르 문학의 역사가 쌓였고, 웹소설을 비롯한 장르 콘텐츠들이 점차 성공을 거두며 지위가 확장되었습니다. 장르에 대한 요구는 가시화될 만큼 양적으로도 확충되었다고 생각합니다.”(pp.259-260.)

 

텍스트릿에게 일이 과중하게 몰리는 까닭은 그만큼 비평을 바라는 사람들의 욕구가 가시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멈춰있지 않기 위해 모든 스터디를 공개 세미나로 전환하여 회의를 개최하며 매번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이고 후속 세대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문학신문이 작성한 기사는 마치 텍스트릿이라는 담론 팀이 이 세상에 없었던 이야기를 독단적으로 펼쳐나가는 과중한 프레이밍이 가해진 것 같습니다.

 

선의로 게재해주신 인터뷰였으나 이것은 텍스트릿이 지향하는 바와는 큰 차이가 나고,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정식으로 정정요청을 드렸으며, 기사로 나간 부분 중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을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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