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번역) 중국, 시대극을 금지하다

-<연희공략>관련 <베이징일보> 사설 번역-

서원득 (텍스트릿 필진)

 

 

 

출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연희공략> 스틸 컷-

 

 

중국이 시대극(古裝劇)을 금지했다.

 

2019322일을 기점으로 광전총국은 TV와 인터넷에서 무협이나 궁중 암투를 포함한 시대극 전체를 방영하지 못하도록 각처 관계자에게 구두로 전달하였다. 이때 나온 뉴스 보도에 따르면 신작은 6월까지 방영을 허가하지 않았고, 이미 발표된 작품은 동영상 홈페이지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물론 이전부터 중국 드라마는 시대극으로 편중된 경향이 있었고, 이에 중국 당국이 사극 제작회수를 제한한다거나 다른 소재의 드라마를 장려한 적은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본격적으로 금지한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봉신연의> 같이 절찬리에 방영되던 사극이 최종화를 방영하지 못하거나, <구주표묘록>처럼 당장 방송 30분 전에 편성이 변경되는 사태도 일어나곤 했다. 이상의 조치를 중국에서는 소위 한고령(限古令)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실 한고령은 20198월인 지금에 들어서는 다소 풀린 감이 있다. 대륙 내에서 <장안 12시진>이나 <진정령> 같은 고퀄리티 시대극이 잘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광전총국이 8월부터 건국 70주년을 맞아 86개의 민족주의 프로그램만을 TV에서 3개월간 방영하기로 결정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이 조치는 시대극뿐만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대한 일시적 제제이기 때문에, 한고령의 연장으로 이해하기는 다소 어렵다. 게다가 현재 중국의 드라마 체제는 시대극이 없이 존재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고령은 시대극에 대한 금지보다는, 시대극 제작사에 대한 일종의 강력한 경고로 보는 것이 옳지 않나 싶다.

 

 

헌데 한고령은 자국의 시대극이 최정상에 오른 시점에 개시되었다. 2018<연희공략>은 중국은 물론 대만과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전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해당 드라마는 청나라 건륭제를 배경으로 한 궁중암투극(宫鬪)으로, 여주인공이 자금성 내의 모략을 뚫고 궁녀에서 황후가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소재 자체는 <옹정황제의 여인(견환전)>이나 <미월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해당 드라마의 흥행 규모는 중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드라마로 이야기 될 만큼 엄청났다.

 

2018년 <연희공략>은 중국에서 넷플릭스 역할을 하는 플랫폼인 <아이치이>를 통해 방영되었는데, 이때 1일 조회 수가 5억을 넘기도 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총 조회수가 1818000만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중국 드라마의 성공 기준이 대개 조회 수로 평가된다는 사실과, 2015년 가장 성공한 드라마인 <랑야방: 권력의 기록>이 일일 조회 수 3억 정도였음을 생각해보면, <연희공략>의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음을 가늠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연희공략>은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아 세계 90여 개국에 수출되기도 하였으며, BBC에서는 이를 구글에서 가장 많이 찾아본 드라마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때 대다수의 여론은 중국의 시대극이 앞으로 계속 부상할 것이라 예측하였으나, 2019121<베이징일보> 14면 한구석에 궁중암투극전체를 비판하는 논설이 하나 올라오며 상황이 급변했다. 어찌 보면 다소 마이너한 신문에 짧은 논설이 올라온 것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중국의 신문은 기본적으로 당의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에 짧은 논설이라도 쉽사리 넘겨서는 안 된다. 게다가 이 사설을 기점으로 이후 한고령에 관한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해당 사설은 한고령의 시작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올라온 한고령에 대한 많은 글들은, 해당 조치의 진행에 대해 신속하게 보도하였다. 하지만 한고령에 관련된 텍스트를 번역한다거나, 아니면 한고령을 둘러싼 중국 사회의 헤게모니 쟁투의 양상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필자는 부족한 중국어로나마 기초적인 텍스트를 번역하여, 중국의 서브컬쳐 이해에 자그마하게 공헌하고자 한다.

 

 

 

 

번역문

 

 

궁중 소재 작품의 부단한 열기, 확실히 풍부한 문화 오락생활로 작용, 그러나 궁중 문화의 측면 영향은 얕보기 어려워.

 

류팅자오(劉霆昭)

<베이징일보>, 2019121, 14

 

 

 

 

<옹정황제의 여인>, <미월전>, <보보경심>의 스크린 독점에서부터, <연희공략>, <여와전>의 인기방영까지, 궁중문화를 방송하는 일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실제로 대중문화 오락생활을 풍부하게 했다. 그러나 (궁중문화) 생산의 측면이 준 영향에 대해서도 무시하기 쉽지 않다. 다음과 같이 약술한다:

 

황족의 생활방식을 열광적으로 추종하는 일은 이미 유행풍조가 되었다. 궁중문화는 사람들의 심신 건강과 생활의 방방곡곡에 영향을 주는 중이다. 궁중극 중의 대화, 예컨대, , 폐하, 애비, 신첩, 소주, 본궁은 현재 이미 매 사람의 말버릇이 되었다. 이는 마치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궁중의 사람이 된 듯하다. “견환체는 한동안 화이트칼라가 쓰는 총결과 휴가의 표준문체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조금씩 황기(皇氣)에 물들 수 있음을 영광으로 삼는 듯하다.

 

궁중암투구성을 공들여 연역하는 일은 즉각 사회 네트워크의 생태를 악화시킨다. “궁중암투는 거의 이러한 궁중극의 핵심내용과 주요 클리셰라고 말할 수 있으며, 또한 미디어가 과장되게 선전하는 핵심이다. 게다가 우리가 궁중암투에서 보는 것과 배우는 것은 무엇인지? 단지 서로 속고 속임, 상호배척, 시기질투, 아귀다툼, 엉큼함, 윗사람에게 잘하고 아랫사람을 억누름에 지나지 않다. 이러함과 우리의 사회주의핵심가치관 제창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서로 반대로 진행되고, 사람에게 끼치는 해악이 적지 않다.

 

(궁중극은) 제왕 및 재상, 신하를 잔뜩 미화할 뿐만 아니라, 현 시대 노동 영웅의 광휘를 희미하게 한다. 현재 인터넷과 웨이신에는 봉건사회의 중신과 명상의 과찬현상이 급속히 퍼져 특히 주시해야한다. “청조십대명신” “청조십대재상” “강희제 시기 십대중신등등, 그 수가 결코 적지 않다. 심지어 어떤 것은 유포된 분량이 신중국개국원훈, 영웅모범과 우수공산당원 선전이 유포된 양을 초과한다. 이는 봉건사회의 제왕장상을 우상으로 삼는 것이며, 사람들의 영혼을 암암리에 침식할 수 있다.

 

(궁중극은) 호화향락의 풍조를 퍼트리고, 근검절약의 미덕과 충돌한다. 이러한 궁중극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매체들은 궁중문화에 대해 보도하며, 궁중의 사치낭비 풍조와 호화로운 생활, 퇴폐적인 생활에 대한 전시가 마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청 궁중극 중의 복장 악세서리의 고찰: 조복, 황후상복, 길복, 융화, 귀를 세 번 뚫는 것, 점취, 생소, 모란장식비녀, 금환을 두른 동주 귀걸이, 그림이 있고 문장이 있으며, 할 수 있는 바를 다해 화려하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현재 모두 제창하는 고군분투, 근검절약의 우량한 전통과는 서로 차이가 크다.

 

일방적으로 상업 이익을 추구하면 긍정적인 정신을 이끌어 내기 힘들다. 일부 궁중문화를 주제로하는 종합예능 프로그램은 지금도 매우 인기 있으나, 필자는 이러한 종류의 프로그램의 중점이 상품의 세일즈와 상업이익의 추구임을 알아차렸으며, 어느 정도나마 적극주의의 문화를 갖춘 것을 보지 못했다. 어떤 전문가와 독자는 이러한 종류의 프로그램이 궁중의 수녀선발을 드러내는 것을 예로, 그것을 중심에 놓고 팔자 팔자 팔자”, 종합예능을 만들고, 카페를 열며, 화장품을 파는 등 널리 퍼트리는 것을 증거로 지도사상과 문화경향에 대해 질의를 제출하며, 이러한 종류의 프로그램의 상업투기를 성공적으로 여긴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건설은 마땅히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앞에서 말한 것을 종합하자면, 필자가 인식하기를, 우리는 궁중문화의 폐헤에 대해 반드시 분명한 인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한 매체에 선전되는 영화와 문예 작품 또한 반드시 양과 질 면에서 좋아야하며, 특히 정확한 여론을 유도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이를 통해 정신문명건설을 강화하고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을 선향하는 것이 서로 실행되어, 이익이 되는 것은 쫓고 해가되는 것은 피하며, 적당히 (궁중극에 대한) 열기를 식혀야 한다.

 

 

-<텍스트릿> 사이트의 제약 때문에 모든 한자는 번체로 표기하였습니다.

-부족한 번역과 설명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CLOSE